앞 글 추출액, 농축액, 추출분말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일반식품에 쓰는 추출분말에는 원물이 최소 몇 퍼센트 들어가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는 점을 다뤘습니다. 같은 원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 원료에서는 그 증량이 구조적으로 막힙니다.
막는 장치는 지표성분 규격, 일일섭취량, 기능정보 표시 의무입니다. 여기에 더해 부형제 자체가 지표성분 측정값을 올리거나 분석을 방해해서 규격을 벗어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장치들이 각각 무엇이고 어떻게 맞물려서 부형제를 늘릴 수 없게 만드는지를 정리합니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란: 식약처가 기준과 규격을 정한 원료
기능성 원료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준과 규격을 정해 둔 원료를 말합니다. 두 갈래가 있습니다.
- 고시형 원료: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기준·규격이 고시되어 있어 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원료입니다
- 개별인정형 원료: 개별 심사를 거쳐 인정받은 영업자만 쓸 수 있는 원료입니다. 인정번호가 제20XX-XX호 형태로 붙습니다
둘 다 원료 자체에 지켜야 할 규격이 붙어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일반식품에 쓰는 추출분말과 갈리는 첫 지점이 여기입니다. 두 갈래의 차이는 고시형 vs 개별인정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표성분 규격: 원료에 무엇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지표성분이란 그 원료에 들어 있는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재서 원료의 품질을 확인하는 기준 물질을 말합니다. 기능성을 직접 내는 성분이 밝혀져 있으면 그것을 쓰고, 밝혀지지 않았으면 그 원료에서 일정하게 검출되는 성분을 정해 씁니다.
기능성 원료에는 이 지표성분의 함량 규격이 붙습니다. 규격은 두 층으로 걸립니다. 원료 자체에 걸리는 규격과, 그 원료로 만든 최종제품에 걸리는 규격입니다.
| 어디에 걸리는 규격 | 표기 형식 | 실제 예시 |
|---|---|---|
| 원료 | 하한만 | 테아닌: L-테아닌 940 mg/g 이상 |
| 최종제품 | 하한과 상한 |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 베타글루칸 10 mg/g 이상, 최종제품은 표시량의 80~120% |
자료: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형 원료 규격
부형제를 늘려 원료를 증량하면 같은 무게에 든 지표성분이 줄어들어 하한에 미달합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은 그 기능성 원료가 아닙니다. 그리고 최종제품에는 상한도 걸려 있어서, 표시량의 120%를 넘어도 부적합입니다. 이 상한이 왜 중요한지는 아래 5장에서 다시 다룹니다.
지표성분을 어떻게 정하고 왜 필요한지는 기능성분과 지표성분 차이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일일섭취량: 하루에 먹어야 하는 양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기준」은 일일섭취량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1일 섭취량"이란 건강기능식품에 있어 안전성과 기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하루에 섭취하여야 하는 양을 말한다.
기능성을 인정받을 때 그 근거가 된 시험에서 쓴 양이 일일섭취량이 됩니다. 그보다 적게 먹으면 인정 근거가 되는 양에 미치지 못하고, 많이 먹으면 안전성 자료가 뒷받침하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고시형 원료 중에는 일일섭취량이 하나의 값이 아니라 범위로 정해진 것도 많습니다. 홍국은 총 모나콜린 K로서 4~8 mg, MSM은 1.5~2.0 g, 히알루론산은 120~240 mg, 로디올라 로제아 추출물은 200~600 mg입니다. 하한과 상한이 함께 걸려 있습니다. 개별인정형 원료의 인정 사례를 보면 원료마다 값이 다릅니다.
| 원료명 | 인정번호 | 기능성 내용 | 일일섭취량 |
|---|---|---|---|
| 삼백초추출물(LHF618) | 제2023-31호 |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코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450 mg/일 |
| 한삼덩굴추출분말(HSy2) | 제2025-41호 | 어린이 키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700 mg/일 |
| 해바라기종자추출물 | 제2026-15호 |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500 mg/일 |
| 콘드로이친황산염 | 제2026-16호 |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1,200 mg/일 |
| 찔레나무뿌리추출물(RosaFlora®) | 제2026-17호 |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960 mg/일 |
자료: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정보 및 Functional Food Hub 개별인정 현황
일일섭취량은 원료 이름 뒤에 "○○로서"를 붙여 적습니다. '삼백초추출물(LHF618)로서 450 mg/일'은 그 규격에 맞는 원료를 450 mg 먹으라는 뜻입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원료를 450 mg 먹는 것은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합니다.
기능정보 표시 의무: 1일 섭취량당 지표성분 함량
제품에도 표시 의무가 걸립니다.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66호, 2026년 9월 15일 일부개정) 제7호 기능정보 가목입니다.
해당 제품에 사용된 기능성원료의 기능성분 또는 지표성분의 명칭과 1회 분량 또는 1일 섭취량 당 함량을 표시하여야 한다.
표시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고시는 표시한 값의 실제 측정값이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의 규격에 적합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포장에 적은 지표성분 함량은 제품을 수거해서 재면 확인되는 숫자입니다.
일반식품의 '추출분말 99%'는 원료를 얼마나 넣었는지를 말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의 '지표성분 ○○ mg'은 그 안에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앞의 숫자는 재서 확인할 수 없고, 뒤의 숫자는 재서 확인됩니다.
부형제 증량이 막히는 이유: 지표성분 규격 미달과 상한 초과
세 장치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 원료 제조사가 부형제를 늘려 원료를 증량하면, 같은 무게에 든 지표성분이 줄어 지표성분 규격에 미달합니다. 규격에 맞지 않으면 그 기능성 원료로 쓸 수 없습니다
- 규격을 맞추려고 원료 투입량을 늘리면, 이번에는 일일섭취량을 채우기 위해 먹어야 하는 양이 늘어납니다. 하루 450 mg이던 것이 900 mg, 1,800 mg이 되면 정제 크기나 정제 수가 함께 늘어납니다
- 제품을 만든 뒤에도 1일 섭취량당 지표성분 함량을 표시해야 하고, 그 값은 수거 검사에서 규격에 맞아야 합니다. 표시만 바꿔 넘어갈 수 없습니다
- 부형제가 지표성분과 같은 계열이면 반대 방향으로도 걸립니다. 식이섬유를 지표성분으로 쓰는 원료에 덱스트린을 넣으면, 그 덱스트린도 탄수화물이라 측정 과정에서 함께 잡힐 수 있습니다. 측정값이 올라가 최종제품 규격의 상한인 표시량의 120%를 넘으면 그것도 부적합입니다. 적게 넣어도 걸리고 엉뚱한 것을 넣어도 걸립니다
- 부형제가 분석 자체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시료에 함께 들어 있는 물질이 지표성분 정량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분석화학에서 매트릭스 효과(matrix effect)라고 부르고, 부형제는 그 원인 물질 가운데 하나로 분류됩니다. 규격에 맞는지 판단하는 숫자 자체가 흔들리면 품질을 보증할 수 없습니다
식이섬유를 지표성분으로 쓰는 원료가 4번에 해당합니다.
| 원료 | 지표성분 | 일일섭취량 |
|---|---|---|
|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 식이섬유 | 식후 혈당상승 억제 4.0~30 g/일(액상 4.0~44 g) |
| 폴리덱스트로스 | 식이섬유 | 식이섬유로서 4.5~12 g/일 |
| 이눌린 및 치커리추출물 | 식이섬유 | 식이섬유로서 7.2~20 g/일(배변활동 원활 6.4~20 g/일) |
자료: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형 원료 규격
식약처도 이 문제를 시험법 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에 대한 시험법 표준화 연구」와 「건강기능식품 시험법 공전 개선 연구」가 지표성분 시험법 개선과 질량분석 기반 특이성 향상을 과제로 잡고 있습니다.
증량을 해도 이득이 없는 구조입니다. 원료를 묽게 만들면 규격에서 걸리고, 규격을 맞추려고 더 넣으면 제품이 커지고 원가가 올라갑니다. 일반식품에는 이 세 장치가 하나도 없습니다.
일반식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원료 차이
| 항목 | 일반식품에 쓰는 추출분말 |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
|---|---|---|
| 원물 최소 함량 | 기준 없음. 원료 제조사가 정합니다 | 지표성분 함량 규격으로 사실상 정해집니다 |
| 하루 섭취량 | 기준 없음 | 일일섭취량이 원료마다 고시되거나 인정서에 기재됩니다 |
| 제품 표시 | 원료 함량과 고형분 함량 또는 배합 함량 | 지표성분 명칭과 1일 섭취량당 함량 |
| 표시값 확인 | 원료 배합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 제품을 수거해 재면 규격 적합 여부가 확인됩니다 |
| 기능성 표시 | 할 수 없습니다 | 인정받은 기능성 문구를 쓸 수 있습니다 |
자료: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기준」, 「식품등의 표시기준」 별지1
같은 원물, 다른 제품: 소비자가 구분하는 방법
같은 삼백초로 만든 제품이라도 하나는 건강기능식품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식품일 수 있습니다. 포장에서 갈라 보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 건강기능식품 도안이 있는가. 일반식품에 이 도안을 쓰면 위반입니다
- 지표성분 명칭과 1일 섭취량당 함량이 적혀 있는가. 일반식품에는 이 항목이 없습니다
- 기능성 문구가 적혀 있는가. '○○에 도움을 줄 수 있음' 형태의 문구는 인정받은 제품만 쓸 수 있습니다
정제나 캡슐 모양이라는 것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 고지문구 의무화에서 다뤘습니다.
정리: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묽게 만들 수 없는 다섯 가지 장치
- 지표성분 규격 하한: 부형제를 늘리면 같은 무게에 든 지표성분이 줄어 하한에 미달합니다
- 최종제품 규격 상한: 부형제가 지표성분과 같은 계열이면 측정값이 올라가 표시량의 120%를 넘어 부적합이 됩니다
- 일일섭취량: 규격을 맞추려고 더 넣으면 하루에 먹어야 하는 양이 늘어 제품이 커집니다. 일일섭취량 자체에도 상한이 걸린 원료가 많습니다
- 기능정보 표시 의무: 1일 섭취량당 지표성분 함량을 적어야 하고, 그 값은 수거 검사에서 확인됩니다
- 분석 방해: 부형제는 매트릭스 효과의 원인 물질에 포함되어, 지표성분을 재는 숫자 자체를 흔들 수 있습니다
- 일반식품에 쓰는 추출분말에는 이 다섯 가지가 하나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표성분이 무엇인가요?
그 원료에 들어 있는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재서 원료의 품질을 확인하는 기준 물질입니다. 기능성을 직접 내는 성분이 밝혀져 있으면 그것을 쓰고, 밝혀지지 않았으면 그 원료에서 일정하게 검출되는 성분을 정해 씁니다. 기능성 원료에는 이 지표성분의 함량 규격이 붙습니다.
Q. 건강기능식품 원료에는 부형제를 넣지 않나요?
넣습니다. 가루로 만들고 정제로 찍으려면 부형제가 필요한 것은 같습니다. 다른 것은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가 지표성분 규격으로 사실상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부형제를 늘리면 같은 무게에 든 지표성분이 줄어 규격에 미달합니다.
Q. 일일섭취량보다 적게 먹으면 효과가 없나요?
일일섭취량은 기능성을 인정받을 때 근거가 된 시험에서 쓴 양입니다. 그보다 적게 먹으면 그 인정 근거가 뒷받침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못합니다. 개인의 효과를 단정하는 숫자가 아니라, 인정의 전제가 되는 조건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Q. 부형제를 넣으면 지표성분 함량이 오히려 올라가기도 하나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식이섬유를 지표성분으로 쓰는 원료에 덱스트린을 부형제로 넣으면, 덱스트린도 탄수화물이라 측정 과정에서 함께 잡힐 수 있습니다. 최종제품 규격은 표시량의 80~120%로 상한이 함께 걸려 있어서, 측정값이 120%를 넘으면 그것도 부적합입니다. 부형제는 분석에서 매트릭스 효과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도 분류됩니다.
Q. 같은 원료를 쓴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무엇이 다른가요?
원물의 이름이 같아도 원료의 규격이 다릅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지표성분 함량 규격을 만족해야 하고 하루에 먹는 양이 정해져 있지만, 일반식품에 쓰는 추출분말에는 그런 기준이 없습니다. 포장에서는 건강기능식품 도안, 지표성분 함량 표시, 기능성 문구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추출물 99%의 진짜 의미: 원재료명 표시에서 고형분 함량 읽는 방법
- 추출액, 농축액, 추출분말은 무엇이 다른가: 고형분과 부형제 이해하기
- 기능성분과 지표성분 차이: 식물 추출물 건강기능식품 원료 표준화
- 고시형 vs 개별인정형, 같은 마리골드꽃추출물이 왜 분류가 다를까
자료 출처
-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66호 (2026. 9. 15. 일부개정), 국가법령정보센터
-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4조(기준·규격), 제15조(기준·규격의 인정)
-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 식품의약품안전처
- 「식품등의 표시기준」 [별지 1]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37호 (2026. 5. 12. 일부개정)
-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정보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번호·일일섭취량)
-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형 원료 지표성분 규격 및 일일섭취량
- Matrix (chemical analysis), Wikipedia (부형제가 매트릭스 효과의 원인 물질에 포함된다는 설명)
- 「2017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에 대한 시험법 표준화 연구」, 「건강기능식품 시험법 공전 개선 연구」 (국가과학기술정보서비스 ScienceON)
이 글은 공개된 법령·고시 원문과 식품안전나라 공개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특정 제품의 기준·규격 적합 여부를 판단하지 않으며, 판단과 처분은 관할 행정기관의 권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