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마케팅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아님' 의무 표시 추진

홈쇼핑이나 SNS 공동구매에서 '다이어트', '수면', '면역'을 내세운 알약 모양 제품을 보고 건강기능식품이라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일반식품이었던 경험은 드물지 않습니다. 캡슐이나 정제 형태로 만들어진 일반식품은 외형과 섭취 방법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과 비슷해, 소비자가 효능이 검증된 제품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6월 22일 이런 오인·혼동을 줄이기 위한 「식품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공고 제2026-296호). 핵심은 캡슐 또는 정제 형태로 제조·가공한 일반식품에 '본 제품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라는 고지문구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입니다.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8월 21일까지입니다.

외형이 유사한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왼쪽)과 건강기능식품(오른쪽)을 나란히 비교한 인포그래픽. 두 제품이 겉모양은 동일하지만 기능성·안전성 검증, 인증마크, 일일섭취량 규격 등 제도적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1. 같은 알약 모양, 다른 제도: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비교

1. 왜 지금 이 규제가 논의되나

식품은 원칙적으로 캡슐이나 정제 형태로 제조할 수 없으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일부 식품유형에 한해 해당 형태의 제조·가공이 허용되어 있습니다. 규제영향분석서에 정리된 허용 범위를 보면, 정제 형태는 과자, 캔디류, 추잉껌, 초콜릿류, 장류, 조미식품, 당류가공품, 음료류, 과·채가공품에서, 캡슐(연질캡슐 포함) 형태는 식용유지류에서 가능합니다. 시중에서 흔히 보이는 알약형 과·채가공품이나 캔디류, 크릴오일·올리브유 같은 유지류 연질캡슐 제품이 이 범주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외형입니다. 같은 알약 모양이라도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제품인 반면,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은 그런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형태가 비슷하다 보니 소비자가 둘을 구분하기 어렵고, 일부 판매자는 이 점을 이용해 마치 효능이 입증된 제품인 것처럼 광고해 왔습니다.

실제 단속 통계가 이를 보여줍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5년 상습 위반업체의 온라인 게시물을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게시물 225건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가 46.2%인 10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023년 여름철 다이어트 관련 점검에서도 일반식품을 '다이어트 주스', '수면질개선'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85건으로 적발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수면 관련 제품을 집중 점검했던 사례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오인·혼동 유형이 492건으로 전체의 81.3%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습니다.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2023년과 2025년 국정감사에서 캡슐·정제형 일반식품의 표시 강화가, 2024년 국정감사에서는 생산 제한이 거론됐습니다.

2.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무엇이 다른가

이번 규제의 취지를 이해하려면 두 제품의 제도적 차이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 전에 기능성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토한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기능성을 인정받은 근거의 범위 안에서 일일섭취량이 정해지고, 그 범위대로 섭취하도록 설계됩니다. 제조 단계에서도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GMP)이 적용됩니다. 건강기능식품 GMP는 2004년 도입된 뒤 2020년 12월 1일부터 매출액 10억 원 미만 업체까지 의무 적용이 확대됐습니다. 의약품 역시 정해진 용법·용량이 있습니다.

반면 기능성을 표시하지 않는 일반식품에는 이러한 기능성·안전성 평가, 일일섭취량 규격, 지표성분 함량 규격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품에 특정 추출물이 들어 있다고 표시되어 있어도, 그 원료가 어떤 기능을 낼 만큼 들어 있는지, 또는 부형제와 어떤 비율로 배합되어 있는지를 소비자가 표시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제 한 알의 전체 중량이 크더라도 그 안의 기능성 원료 함량은 별개의 문제이며, 일반식품에는 이를 규율하는 함량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은 '기능성 표시'조차 허용되지 않습니다. 2020년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가 도입될 때, 정제·캡슐 등 건강기능식품과 유사한 형태의 식품은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는 식품으로 분류됐습니다. 즉 이 제품들은 기능성을 정식으로 표시할 자격이 없는 일반식품인데도, 외형은 기능성 제품을 닮아 있는 셈입니다.

광고 심의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건강기능식품 광고 사전심의를 위헌으로 결정한 뒤, 현재는 자율심의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율심의 대상은 특수용도식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표시 일반식품이며, 대상에 해당하는데도 심의를 받지 않은 표시·광고는 부당한 표시·광고로 금지됩니다. 바꿔 말하면, 기능성 표시를 하지 않는 일반식품은 사전 자율심의 대상이 아니므로, 부당광고는 주로 사후 단속으로만 걸러집니다.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이 사전 심의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이유입니다.

건강기능식품
'~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 표시 +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
기능성·안전성 과학적 평가 + 일일섭취량 + GMP 의무

기능성 표시식품(일반식품)
'OOO가 식품에 들어있음' + '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님' 표시
GMP 원료·HACCP 제조·6개월 함량검사 (단, 정제·캡슐 형태는 제외)

그 밖의 일반식품
기능성·안전성 평가, 함량 규격, 사전 자율심의 없음

3. 개정안 핵심: 고지문구 의무화

이번 개정안은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어목(안 Ⅱ. 1. 어.)을 신설하는 내용입니다. 신설 조문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제2. 2. 제조·가공 기준 11)에 따라 캡슐 또는 정제 형태로 제조·가공한 식품의 경우, 주표시면에 12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본 제품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를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조리용도 등으로 사용되어 소비자가 바로 섭취하지 않는 경우는 제외한다.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 제품 주표시면에 '본 제품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 고지문구가 12포인트 이상 글씨로 표시된 예시 도식. 표시 위치와 글씨 크기 요건을 화살표로 안내하고 있다.
그림 2. 주표시면 고지문구 표시 예시: 위치·글씨 크기(12pt 이상) 요건

핵심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표시 위치: 주표시면
  • 글씨 크기: 12포인트 이상
  • 표시 문구: '본 제품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
  • 제외 대상: 코인 육수처럼 조리용도로 사용되어 소비자가 바로 섭취하지 않는 제품

대상 규모와 관련하여, 규제영향분석서는 품목제조보고된 캡슐 또는 정제 형태 일반식품 중 조리용도 등으로 바로 섭취하지 않는 제품을 제외하고 2025년 기준 생산이 확인된 식품을 3,029품목, 피규제 영업자 150개소로 집계했습니다 (2025년 생산실적보고 기준, 통합식품안전정보망).

시행 일정도 중요합니다. 고지문구 규정의 시행일은 2028년 1월 1일입니다(부칙 제1조). 시행일부터 제조·가공 또는 수입하는 식품등에 적용되며, 시행 당시 종전 규정에 따라 이미 제조·가공 또는 수입된 식품등은 해당 식품의 소비기한까지 판매하거나 진열·운반·영업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부칙 제2조, 제3조). 규제영향분석서는 1년 이상의 유예기간과 통상적인 포장지 교체 주기를 근거로 피규제자의 직접비용을 0으로 산정했습니다.


4. 표시 의무냐 제조 제한이냐: 선택의 갈림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가지 규제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규제대안 1은 고지문구 표시 의무화이고, 규제대안 2는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의 제조 제한입니다.

규제영향분석서는 제조 제한(대안 2)이 오인·혼동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유통 중인 제품의 시장 퇴출 가능성, 캡슐·정제형 식품을 허용하는 해외 제품과의 역차별, 국내 식품산업 경쟁력 저하, 소비자 선택권 제한 우려를 함께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은 산업 구조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은 일반식품 공장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GMP 생산 라인을 갖춘 업체에서도 위탁 생산하는 경우가 있어, 제조를 전면 제한할 경우 판매 단계의 오인은 줄어들더라도 생산 현장에는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수입 제품과의 역차별 문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산업계는 제조기준 개정(생산 제한)보다 표시·광고 관리 중심의 정책을 우선 시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한국식품산업협회, 2026.3.~2026.4.).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표시 의무 강화가 1순위(68.4%)로, 제조 금지(18.4%)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식품안전정보원, 2025.12.31.).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제조·유통은 허용하되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대안 1을 최소한의 규제수단으로 보고 채택했습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식이보조식품에 'FDA의 평가를 받지 않았으며 질병의 진단·치료·예방 목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고지문구를 의무화하고 있고(DSHEA 및 21 CFR 101.93), 일본도 건강기능식품 외 기능성 표시 식품에 질병 진단·치료 목적이 아니라는 고지문구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식품표시기준).

5. 행정예고 단계에서 짚어볼 논점

이번 개정안은 아직 확정 고시가 아니라 행정예고 단계입니다. 의견 제출 기간이 열려 있는 만큼, 현장에서 논점이 될 만한 부분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고지문구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표시 방식입니다. 주표시면 12포인트라는 기준이 마련되었으나, 문구를 바탕색과 비슷하게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배치할 경우 고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글씨 굵기나 바탕색과의 대비 등 가독성 확보 방안이 함께 논의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과정에서도 글씨 크기와 바탕색 대비에 관한 의견이 오갔던 것으로 규제영향분석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둘째는 표시 범위입니다. 이번 규정은 제품 주표시면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접점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현실을 고려하면, 제품 포장 외에 판매 상세페이지 등에서의 표시 여부도 오인·혼동 방지 측면에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제외 범위의 명확성입니다. '조리용도 등으로 사용되어 소비자가 바로 섭취하지 않는 경우'라는 단서가 실제 제품에 어떻게 적용될지, 경계에 있는 제품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추가 기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점은, 이 규제가 캡슐·정제 형태 일반식품의 판매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더라도 캡슐·정제·분말·환 형태로 판매되는 일반식품을 소비자가 선택해 섭취하는 것은 소비자의 자유입니다. 이번 개정안의 취지는 그 선택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해당 제품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의견은 이렇게 제출합니다

찬성과 반대 의견 모두 제출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정리한 논점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다음 절차로 제출하시면 됩니다.

  • 의견 제출 기한: 2026년 8월 21일
  • 제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참조: 식품표시광고정책과)
  • 주소: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오송생명2로 187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 식품의약품안전처 (우편번호 28159)
  • 전화: 043-719-2189
  • 팩스: 043-719-2180
  • 이메일: bjung@korea.kr

의견서에는 예고사항에 대한 의견(찬성 또는 반대 여부와 그 사유), 성명(단체인 경우 단체명과 대표자 성명)·주소·전화번호, 그 밖의 참고사항을 기재하면 됩니다.

캡슐 또는 정제 형태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라면, 표시 대상 해당 여부, 주표시면 12포인트 적용에 따른 디자인·동판 변경 일정, 조리용도 제외 적용 가능성 등을 미리 검토한 뒤 의견 제출 여부를 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료 출처

  1.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26-296호, 「식품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 (2026. 6. 22.)
  2. 규제영향분석서 「식품등의 표시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 (2026. 6. 16. 작성)
  3. 식품의약품안전처, 온라인 식품 부당광고 225건 적발 보도 (2025)
  4. 식품의약품안전처, 여름철 다이어트 등 온라인 허위·과대광고 312건 적발 보도 (2023. 7.)
  5. 식품의약품안전처, 수면 관련 제품 부당광고 점검 결과
  6.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표시·광고 자율심의제도 관련 자료 (헌법재판소 2018년 위헌 결정 및 자율심의 전환)
  7.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GMP) 관련 자료 및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22조
  8.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도입 관련 자료 (202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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