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제품 판매자, 제품 설계자, 마케터, 기능성 원료 R&D 연구원.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이면 누구나 한 번쯤 헷갈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기능성 원료가 고시형인지, 개별인정형인지 하는 구분입니다. 같은 마리골드꽃추출물인데 어떤 것은 고시형으로, 어떤 것은 개별인정형으로 분류됩니다. 같은 원재료에서 만든 기능성 원료인데 왜 분류가 다를까요?
이 구분을 정확히 이해해야 제품 개발 전략, R&D 투자 규모, 마케팅 차별화 포인트, 원료 단가 협상, 경쟁사 진입 장벽 설계까지 업계의 거의 모든 의사결정에 닿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개념입니다.
기본 개념: 같은 원료, 다른 분류
건강기능식품에 사용하는 기능성 원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안전성, 기능성, 기준 및 규격 이 세 가지를 모두 인정한 것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인정받는 형태가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것이 바로 고시형 원료와 개별인정형 원료입니다.
고시형 원료는 식약처가 이미 안전성·기능성·기준 및 규격을 검토하여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에 등재해 둔 원료입니다. 누구든 이 고시 기준만 충족하면 별도의 인정 신청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고시에 아직 등재되지 않은 원료입니다. 기업이 직접 안전성·기능성·기준 및 규격 자료를 갖추어 식약처에 신청하고,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기업에 한해 사용이 허가됩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고시형은 공용 레시피, 개별인정형은 우리 회사 전용 레시피입니다.
고시형 원료: 누구나 쓸 수 있는 검증된 원료
고시형 원료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섭취해와서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고,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 자료가 비교적 풍부한 영양 성분과 기능성 원료들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료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영양 성분: 비타민 A·B·C·D·E·K, 칼슘, 마그네슘, 철, 아연, 식이섬유 등
- 기능성 원료: 홍삼, 인삼, 클로렐라, 스피루리나, 프로폴리스 추출물, 알로에 전잎, 마리골드꽃추출물(루테인 함유), 빌베리 추출물, 오메가-3(EPA 및 DHA 함유 유지), 감마리놀렌산 함유 유지, 콜레우스포스콜리 추출물 등
실무에서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별도의 인정 신청이 필요 없어 고시 기준(제조 방법, 함량, 규격, 기능성 표시 문구 등)만 충족하면 바로 제품화가 가능합니다. 독성시험이나 인체적용시험 같은 인정용 R&D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원료를 구매해 제형 개발만 마치면 곧바로 제품에 적용할 수 있고, 이미 시장에 다수의 원료 공급사가 존재해 가격·품질·수급도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반면 실무상 한계도 명확합니다. 누구나 같은 원료를 쓸 수 있어 차별화가 어렵고, 기능성 표시 문구는 고시에 등재된 문구를 그대로만 표시해야 하며 임의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고시에 정해진 일일섭취량 범위를 벗어나면 기준·규격 위반에 해당하므로 함량 설계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개별인정형 원료: 차별화를 만드는 원료
개별인정형 원료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준·규격 자료, 안전성 자료, 기능성 자료(동물·세포 실험 또는 인체적용시험)를 갖추어 식약처에 신청해야 합니다. 인정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R&D 및 자료 준비: 기준·규격 자료, 안전성 자료, 기능성 자료(동물·세포 실험, 인체적용시험)
-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영양기능연구과 제출 및 접수
- 심사 및 전문가 위원회 심의
- 인정서 발급
문제는 비용과 시간입니다. 총 소요 기간은 일반적으로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이 걸리며, 각 단계별 비용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아래는 기본 항목 기준의 통상 비용 범위이며, 시험 항목이 추가되거나 원료 특성에 따라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 기준·규격 설정 시 실험 비용: 원료 특성에 따라 상이
- 독성시험 비용(기본 항목, 필요 시): 약 1.5억 ~ 2억 원 추가 시험 항목 발생 시 별도
- 세포·동물시험 비용: 약 1억 원 이상
- 인체적용시험 비용: 수억 원(시험 설계에 따라 상이)
- 컨설팅·자료 작성 비용: 업체마다 상이
인정을 받으면 해당 기업만 그 원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단독 사용 권한은 한시적입니다. 인정일로부터 6년이 경과하고 품목제조신고가 50건 이상 누적되거나, 다른 기업이 동등성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원료는 고시형으로 전환되어 다른 기업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개별인정형 원료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개방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입니다.
한눈에 비교
| 구분 | 고시형 원료 | 개별인정형 원료 |
|---|---|---|
| 사용 가능 기업 | 누구나 | 인정받은 기업 |
| 별도 인정 신청 | 불필요 | 필수 |
| 소요 기간 | 원료 수급 기간만 필요 | 3년 ~ 5년 이상 |
| R&D 비용 | 없음 | 수억 원 이상 |
| 기능성 표시 문구 | 고시 문구 고정 | 심사 결과 기반 문구 |
| 원료 단가 | 상대적으로 저렴 | 상대적으로 높음 |
| 차별화 가능성 | 낮음 | 높음 |
같은 마리골드꽃추출물, 왜 두 가지로 나뉠까
여기서 업계에 처음 들어오신 분들이 가장 헷갈리는 지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바로 원료명과 성분명을 혼동하는 데서 오는 오해입니다.
마리골드꽃추출물은 메리골드 꽃에서 추출한 원료의 이름입니다. 흔히 "루테인 영양제"라고 부르지만, '루테인'은 그 원료 안에 들어있는 활성 성분이자 지표 성분의 이름입니다. 즉 마리골드꽃추출물은 원료명, 루테인·지아잔틴은 그 원료 안에 들어있는 성분명입니다. 가리키는 대상이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같은 마리골드꽃추출물이라도 어떤 성분의 함량·기준규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분류가 달라집니다.
중요한 점은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의 기능성 문구는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둘 다 "노화로 인해 감소될 수 있는 황반색소밀도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표시합니다. 그렇다면 분류는 무엇이 가르는 걸까요? 바로 지표 성분을 어디까지 기준·규격으로 관리하느냐입니다.
- 고시형 「마리골드꽃추출물」: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등재된 원료로, 루테인 한 가지를 지표 성분으로 관리합니다. 누구나 고시 기준만 충족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개별인정형 「루테인지아잔틴(복합)추출물」 계열: 2013년 ㈜노바렉스(제2013-23호)가 최초로 인정받은 이래, 대한켐텍㈜(제2018-4호), ㈜노바렉스(제2018-11호), 고려은단㈜(제2019-16호), ㈜디에스엠뉴트리션코리아(제2021-21호), 안국건강㈜(제2022-29호), 한국암웨이㈜(제2023-37호), 에이지바이오테라퓨틱스㈜(제2025-35호) 등 여러 업체로 인정이 이어졌습니다. 이 계열은 루테인과 지아잔틴 두 성분을 모두 기준·규격으로 관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 개별인정형 「마리골드꽃추출물(지아잔틴함유)」 계열: ㈜엘지생활건강(제2024-25호), ㈜화인비에스(제2025-7호), 주영엔에스㈜(제2025-70호), 대한켐텍㈜(제2026-9호) 등이 인정받은 비교적 최근의 계열로, 마찬가지로 지아잔틴까지 기준·규격으로 관리합니다.
정리하면, 같은 마리골드꽃추출물이라도 지표 성분을 루테인만 관리하면 고시형,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함께 관리하면 개별인정형이 됩니다. 기능성 문구는 같지만, 어느 수준까지 기준·규격으로 보장하느냐가 분류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참고로 루테인·지아잔틴 모두를 함유하는 마리골드꽃추출물 기반 제품은 오랜 기간 시장에서 많이 판매되어 왔고, 업계에서는 조만간 고시형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설명한 '인정일로부터 6년 + 품목제조신고 50건 이상' 요건을 충분히 충족할 만큼 누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별인정형으로 시작된 원료가 고시형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이 제도의 본래 설계입니다.
실제 업계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나
고시형 원료는 기준·규격만 충족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원료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회사와 완제품을 위탁 생산해주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공장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그래서 업계에 처음 뛰어드는 분들은 보통 고시형 원료 기반 제품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같은 원료를 사용하는 경쟁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조 방법, 성분 함량, 부원료 배합, 제형(정제, 캡슐, 젤리, 액상 등), 브랜드 스토리에서 차별 포인트를 만들어 마케팅 경쟁을 벌입니다. 원료 판매처에서는 이런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 원료를 자체 개발하거나, 차별화된 해외 원료를 수입해 공급하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가 됩니다.
이 경쟁을 피해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하고 싶거나, 과거에 약재로 많이 사용해온 식품, 또는 국내에서는 자생하지 않지만 식품으로 섭취 가능한 기능성 식품을 발굴해 연구개발한 후 개별인정형 원료로 등록받는 것이 또 다른 길입니다. 단, R&D 비용과 기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고시형 원료에 비해 원료 단가는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약 개발이 그렇듯, R&D를 진행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실패 확률이 더 높습니다.
연구개발부터 인정받기까지 최소 3년 이상이 걸리다 보니 막상 인정받았을 때는 시장 트렌드가 바뀌어 안 팔리는 경우도 있고, 기준·규격을 잘못 설정해 인정은 받았지만 양산 시 규격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원료도 있으며, 인체적용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인정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그럼에도 연구개발이 잘 마무리되면, 인정받은 기업만 그 원료로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원료를 다른 회사에 판매하고 그 회사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가능합니다) 경쟁이 줄어들고 차별화가 가능합니다. 최근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개별인정형 원료의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Lactobacillus gasseri BNR17: ㈜에이스바이옴, 제2017-6호 (체지방 감소)
- 콘드로이친황산염: 주영엔에스㈜, 제2020-1호 / 대한켐텍㈜, 제2025-63호 (관절·연골 건강)
- 난각막가수분해물(NEM®): ㈜성동, 제2024-9호 (관절·연골 건강)
- 스페인감초추출물: ㈜뉴트리, 제2019-7호 (체지방 감소)
- 타마린드강황주정추출복합물(TamaFlex®): 콜마비앤에이치㈜, 제2024-12호 (관절·연골 건강)
정리: 우열이 아닌 선택의 문제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은 우열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쪽이 우리 회사의 전략, 자원, 시장 포지셔닝에 맞는가의 문제입니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검증된 카테고리에서 경쟁하려 한다면 고시형 원료가 답이 됩니다. R&D 투자 여력이 있고 중장기적으로 진입 장벽을 만들고자 한다면 개별인정형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고시형 원료 기반 주력 제품과 개별인정형 원료 프리미엄 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듀얼 전략을 씁니다.
업계에 막 들어오신 분이라면, 우선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한 번 통독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고시형 원료의 전체 그림이 잡힙니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다음 두 가지 경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식품안전나라(공식): 식품안전나라 → 건강기능식품 → 기능성 원료 → 개별인정 원료 검색. 식약처 공시 기준의 가장 정확한 원본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FFH(우리 사이트): 기능성 원료 사전 페이지에서 원료명· 업체명·기능성 내용으로 빠르게 검색할 수 있고, 원료 사용 현황 페이지에서는 개별인정형 원료가 실제 어떤 제품에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FFH에서는 개별 원료별 기능성 근거 수준, 시장 동향, 인정 사례를 계속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자료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약처고시). 고시형 원료 등재 현황 및 기능성 표시 문구 기준.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 (식약처고시 제2024-79호, 2024.12.9.).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 절차 및 고시형 전환 요건(인정일로부터 6년 + 품목제조신고 50건 이상)의 법적 근거.
-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원료별 공시 자료. 고시형 원료 목록과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 호수·인정일·인정 업체 확인.
- 식품안전나라 개별인정원료 공시: 마리골드꽃추출물(지아잔틴함유) 제2025-7호 외 동일 계열 인정 건. ㈜화인비에스(제2025-7호), ㈜엘지생활건강(제2024-25호), 주영엔에스㈜(제2025-70호), 대한켐텍㈜(제2026-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