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9월 2일 흑염소 추출식품의 원료 함량을 거짓으로 표시·광고한 제조업소 15개소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적발된 사례 가운데 경남 거창의 한 업소는 제품에 '흑염소 추출액 81%'라고만 표시했는데, 확인 결과 그 추출액에 들어 있는 흑염소는 1%였고 나머지는 정제수였습니다.
이것은 흑염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원재료명 표시에서 '추출물 99%', '추출분말 83%' 같은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정제 형태 일반식품 전반에 걸친 문제입니다. 이 글은 그 숫자가 무엇의 비율인지, 표시기준이 무엇을 함께 적도록 하고 있는지, 실제 제품 표시사항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추출물 99% 의미: 원물이 아니라 추출분말의 비율
제품 포장 앞면에 적힌 백분율은 제품 전체 무게에서 그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여기서 그 원재료는 밭에서 거둔 원물이 아니라 추출분말이라는 가공된 원료입니다.
추출분말이란 원물을 물이나 주정으로 뽑아낸 추출액에 덱스트린 같은 부형제를 섞어 말린 가루 원료를 말합니다. 부형제는 증량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끈적한 추출액을 분무건조로 가루로 만들 때 붙잡아 주는 담체 역할도 합니다. 문제는 그 비율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물에서 온 성분이 분말 전체의 몇 퍼센트인지는 원료를 만든 회사가 정합니다.
그래서 '추출분말 99%'는 원물이 99% 들어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흑염소 건을 알리면서 같은 말을 했습니다.
흑염소 추출액 90% ≠ 흑염소 90%. 흑염소 추출액 90%는 제품 중 '추출액'이 90%라는 의미이지, '흑염소'가 90% 함유됐다는 뜻이 아님.
고형분 함량 표시 의무: 식품등의 표시기준 별지1 규정
고형분 함량이란 추출물이나 농축액에서 물을 비롯한 용매를 모두 제거했을 때 남는 고체 성분의 비율을 말합니다. 원물에서 실제로 녹아 나온 성분의 양이 이 숫자로 드러납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규정은 이미 있습니다. 「식품등의 표시기준」 별지1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의 원재료명 표시 4)항입니다.
식품의 원재료로서 사용한 추출물(또는 농축액)의 함량을 표시하는 때에는 추출물(또는 농축액)의 함량과 그 추출물(또는 농축액)중에 함유된 고형분 함량(백분율)을 함께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고형분 함량의 측정이 어려운 경우 배합함량으로 표시할 수 있다.
(예시) 딸기 추출물(또는 농축액) ○○%(고형분 함량 ○○% 또는 배합 함량 ○○%)
제품명에 원재료명을 쓴 경우에는 표시 위치와 글씨 크기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별지1 제품명 3)가)항입니다.
원재료명, 성분명 또는 과실·채소·생선·해물·식육 등 여러 원재료를 통칭하는 명칭을 제품명 또는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 원재료명(식품의 원재료가 추출물 또는 농축액인 경우 그 원재료의 함량과 그 원재료에 함유된 고형분의 함량 또는 배합 함량을 백분율로 함께 표시한다) 또는 성분명과 그 함량(백분율, 중량, 용량)을 주표시면에 14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표시하여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품 이름에 원료 이름을 넣었다면, 포장 앞면에 그 원료의 함량과 함께 고형분 함량 또는 배합 함량을 적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봐야 할 숫자는 크게 적힌 백분율이 아니라 그 옆 괄호 안에 있습니다.
원료 함량 거짓 표시 적발 사례: 천마 0.07%, 흑염소 1%
이 표시 방식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에도 같은 유형을 적발했습니다.
| 시점 | 대상 | 점검·적발 | 확인된 표시 |
|---|---|---|---|
| 2023년 2월 | 천마·녹용·산삼·홍삼 액상차 | 24개소 점검, 12개소 적발 | 배합비 또는 고형분이 0.07~13.5%인 추출물로 제조하고, 주표시면에 고형분·배합 함량 없이 '천마 추출물 90%', '녹용추출물 90%'로만 표시 |
| 2026년 9월 | 흑염소 추출식품 | 15개소 적발 | 실제 14.1%를 '흑염소 82%'로, 실제 21.6%를 '흑염소 87%'로 표시. 한 업소는 '흑염소 추출액 81%'만 적고 추출액 중 흑염소 함량(1%)은 표시하지 않음 |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및 관련 보도(2023. 3., 2026. 9.)
두 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문제 삼은 행위는 같습니다. 고형분 또는 배합 함량을 적지 않은 채 추출물의 백분율만 크게 표시한 것입니다. 2023년 사례에서 확인된 실제 배합비의 하한은 0.07%였습니다.
포장에 크게 적힌 백분율은 그 원료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고, 괄호 안 작은 글씨의 고형분 함량은 그 원료에 원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소비자가 알고 싶은 숫자는 뒤쪽입니다.
정제 형태 일반식품 표시사항 여섯 건 비교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정제 형태 일반식품 여섯 건의 주표시면 표시를 정리했습니다. 제품명과 상표는 적지 않습니다. 이 여섯 건이 규정을 위반했는지는 관할 관청이 판단할 일이고, 여기에 적은 것은 주표시면에서 확인되는 표시와 확인되지 않는 표시입니다.
| 구분 | 원료 | 주표시면에 적힌 표시 | 고형분 함량 |
|---|---|---|---|
| A | 삼백초 | 분말 99% [추출분말 98%(추출액(고형분 1.5%) 70%)] | 1.5% |
| B | 삼백초 | 추출분말(추출액 70%) 99%, 고함량 추출분말 35,640 mg | 확인되지 않음 |
| C | 삼백초 | 추출분말 83.33% 30,000 mg | 확인되지 않음 |
| D | 한삼덩굴 | 추출물[추출분말(추출액 70%) 95.91%] 99% | 확인되지 않음 |
| E | 노니 | 추출 복합 분말 99%(노니추출분말 50.5% 함유) | 확인되지 않음 |
| F | 유단백 | 유단백추출물 99% | 확인되지 않음 |
자료: 각 제품 판매 페이지에 게시된 주표시면 이미지(2026년 9월 확인)
여섯 건 가운데 고형분 함량이 적힌 것은 A 한 건입니다. B와 D는 '추출액 70%'라는 숫자가 있지만, 이것은 추출분말을 만들 때 넣은 추출액의 비율이지 그 추출액에 삼백초나 한삼덩굴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삼백초나 한삼덩굴이 실제로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이 표시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추출분말 99% 제품의 실제 원물 함량 계산
앞의 표에서 A 제품만 고형분 함량을 적었습니다. 그래서 A 제품은 계산이 가능합니다. 알약 한 알이 600 mg이고, 포장에 적힌 숫자는 다음 네 개입니다.
- 알약 한 알 중 삼백초 분말: 99%
- 그 분말 중 삼백초추출분말: 98%
- 그 추출분말을 만들 때 넣은 삼백초추출액: 70%
- 그 추출액 중 삼백초에서 나온 성분(고형분): 1.5%
네 숫자를 차례로 곱하면 약 1.0%입니다. 알약 한 알이 600 mg인데, 그중 삼백초에서 나온 성분은 약 6 mg입니다. 나머지 약 594 mg은 덱스트린 같은 부형제와 다른 부원료입니다.
같은 제품의 판매 화면에는 '99% 고함량 국산 삼백초'와 '72,000 mg'이 큰 글씨로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72,000 mg은 제품 한 통의 총 내용량 72 g을 밀리그램으로 바꿔 쓴 숫자이지 삼백초의 양이 아닙니다. 같은 계산으로 하면 한 통 전체에서 삼백초에서 나온 성분은 약 730 mg입니다. 한 통을 다 먹어야 1 g이 되지 않습니다.
이 계산은 포장에 적힌 비율을 투입 기준으로 곱한 값입니다. 건조 공정에서 수분이 빠진 뒤의 최종 조성을 기준으로 하면 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비자가 표시만 보고 유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값으로 보시면 됩니다.
포장에는 '99%'와 '고함량'이 적혀 있지만, 그 포장에 함께 적힌 고형분 1.5%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삼백초에서 나온 성분은 알약 한 알의 1% 남짓, 100분의 1 수준입니다. 거짓말을 한 표시는 하나도 없습니다. 네 개의 숫자가 각각 무엇의 비율인지 소비자가 알아서 곱해 보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A 제품은 그나마 고형분 함량을 적었기 때문에 이 계산이라도 가능했습니다. 고형분 함량이 적혀 있지 않은 나머지 다섯 건은, 소비자가 아무리 계산해도 그 원료가 실제로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복합원재료 표시 순서: 괄호 안 첫 번째가 최다 사용 원재료
표시기준은 원재료를 많이 사용한 순서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복합원재료를 쓴 경우에는 그 명칭을 적고 괄호 안에 구성 원재료를 많이 사용한 순서로 5가지 이상 적어야 합니다. 그래서 괄호가 열린 뒤 맨 앞에 적힌 원재료가 그 원료에서 가장 많이 들어간 것입니다. 뒤로 갈수록 적게 들어간 것입니다.
앞의 표에서 F 제품이 이 경우입니다. 주표시면에는 '유단백추출물 99%'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원재료명 및 함량에서 그 99% 괄호 안 첫 번째로 적힌 원재료는 분리대두단백입니다. 우유에서 온 단백질 제품으로 알고 고르는 소비자가 실제로 가장 많이 먹는 것은 대두에서 온 단백질입니다.
복합원재료의 이름은 원료를 만든 회사가 붙입니다. 이름은 그 원료에 무엇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름보다 괄호 안에 적힌 순서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건강식품 원재료명 및 함량 확인 방법 네 가지
정제나 분말 형태의 일반식품을 고를 때 포장에서 확인할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앞면 백분율 옆 괄호에 고형분 함량이 있는가. '추출물 ○○%(고형분 함량 ○○%)' 또는 '배합 함량 ○○%' 형태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괄호가 없고 백분율만 있으면 그 원료가 실제로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그 숫자가 몇 단계 안쪽 숫자인가. '추출분말 99%(추출액 70%)'처럼 적힌 경우, 70%는 추출분말 중 추출액의 비율입니다. 그 추출액에 원료가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알려주는 고형분 함량이 적혀 있지 않으면, 70%까지만 알고 그 뒤는 알 수 없어 실제 양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 복합원재료 괄호 안 첫 번째 원재료가 무엇인가. 제품 이름과 다른 원료가 첫 번째에 있으면 그것이 가장 많이 든 것입니다.
- 식품유형이 무엇으로 적혀 있는가. 정제 형태인데 식품유형이 '음료베이스'로 적힌 제품이 있습니다. 식품공전은 음료베이스를 '먹는물 등과 혼합하여 음용하도록 만든 것'으로 정의합니다. 물에 풀어 마시는 제품인지, 그대로 삼키는 제품인지 섭취방법과 함께 확인해 볼 만합니다.
표시기준 위반 신고 방법과 행정처분 기준
표시기준 위반이 의심되는 제품은 국번없이 1399 또는 식품안전나라 부정·불량식품 신고로 알릴 수 있습니다. 신고 자격에 제한은 없고, 위반 여부의 판단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7 행정처분기준은 특정 원재료 및 성분을 제품명에 사용하면서 주표시면에 그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를 1차 품목제조정지 15일, 2차 1개월, 3차 2개월로 정하고 있습니다.
처분 대상은 제조업소 한 곳이 아닙니다. 같은 별표7 일반기준은 위반행위의 원인제공자가 제조·가공한 영업자인 경우 유통전문판매업자와 함께 처분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유통전문판매업자에 대한 품목제조정지 처분은 해당 품목의 판매정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봅니다. 위탁 생산한 제조업소와 자기 상표로 파는 판매업소가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출물 99%면 원물이 99% 들어간 건가요?
아닙니다. 그 99%는 제품 무게에서 '추출분말'이라는 가공 원료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추출분말은 원물을 뽑아낸 액체에 부형제를 섞어 말린 것이라, 원물에서 온 성분은 그중 일부입니다. 원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려면 괄호 안의 고형분 함량이나 배합 함량을 봐야 합니다.
Q. 고형분 함량이 무엇인가요?
추출액이나 농축액에서 물을 비롯한 용매를 모두 없앴을 때 남는 고체 성분의 비율입니다. '삼백초추출액(고형분 1.5%)'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 추출액 100 g 가운데 삼백초에서 녹아 나온 성분이 1.5 g이라는 의미입니다.
Q. 포장에 고형분 함량이 없으면 위반인가요?
제품명에 원재료명을 쓴 경우라면 「식품등의 표시기준」 별지1이 주표시면에 함량과 함께 고형분 함량 또는 배합 함량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반 여부의 판단과 처분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한입니다. 표시가 의심되면 국번없이 1399 또는 식품안전나라 부정·불량식품 신고로 알릴 수 있습니다.
Q. 건강기능식품도 같은 문제가 있나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에는 지표성분 함량 규격과 일일섭취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원물을 적게 넣고 부형제로 채우면 그 규격을 맞추지 못합니다. 일반식품에는 이런 최소 함량 기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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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식품등의 표시기준」 [별지 1]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6-37호 (2026. 5. 12. 일부개정), 국가법령정보센터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7] 행정처분기준(제16조 관련), 국가법령정보센터
- 식품의약품안전처 블로그, 「흑염소 진액 등 흑염소 추출식품, 구매 전 꼭 확인하세요!」 (2026. 9. 2.)
- 식품의약품안전처, 흑염소 추출식품 원료 함량 거짓 표시·광고 제조업소 15개소 적발 보도자료 (2026. 9. 2.) 및 관련 보도
- 식품의약품안전처, 천마·녹용·산삼·홍삼 액상차 등 제조업체 24개소 점검 및 12개소 적발 보도자료 (2023. 3.) 및 관련 보도
-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음료류 음료베이스 정의 및 규격, 식품의약품안전처
- 각 제품 판매 페이지에 게시된 주표시면 및 정보표시면 이미지 (2026년 9월 확인)
이 글은 공개된 제품 표시사항과 법령·고시 원문을 대조해 정리한 것입니다. 특정 제품의 법령 위반 여부를 단정하지 않으며, 위반 여부의 판단과 처분은 관할 행정기관의 권한입니다.